익구 염색하다!!!

잡록 2003. 7. 15. 21:44 |

(2002/04/14 고등학교 온라인 카페에 쓴 글)

나 염색했어...
푸하하... 꼴은 조금 우습다만...
또 새로운 영역에 발을 담가 보는구만...@.@
내가 머리를 짧게 자르는 조건으로...
(신기하게도 나는 머리를 자르고 싶어하고...
부모님들은 머리를 기르라고 하시는 풍경이 벌어진다^^)
엄마께서 원하시는 염색을 했건만...
뭐 그럭저럭 만족한다.

솔직히 난 안경만 벗으면 아무것도 뵈는 것이 없어서...
염색을 하는데 어찌 되는 줄 몰라서 얼마나
은근한 공포에 떨었는지는 모르지만...^^;

나의 리버럴(liberal)한 이념적 지향에 충실하기 위해...
끝끝내 안할 줄 알았던 염색마저 하니 감개무량하다.^^;

근데 염색에서마저 인생무상을 느낀다.
지금 이 빛깔은 결국 바래질 것을...
결국 다시 검게 돌아갈 것을...

끝으로 내가 물들인 색깔은 불빛에 비춰봐야만...
염색했는지 알아 볼만큼의 연한 갈색이란다.
본디 녹색계통을 희망했지만... 본인도 감당 못할 것 같아서 후퇴했어.^^

공자께서 말씀하셨다지...
“나는 받아들일 수 있는 것과 받아들일 수 없는 것에 대한
어떤 선입견이 있는 사람이 아니다”(無可, 無不可)
나도 자꾸자꾸 생겨나는 편견과 고정관념과 아집들에게...
휩쓸리지 않도록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

별 것도 아닌 염색 한 것 가지고 호들갑을 떠는 나는...
역시 아직은 좀 더 살아야겠다... 6(^.^)9 

Posted by 익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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