飛반인 탐방 질문과 답변 대부분을 그대로 정리해봤다. 비슷한 문항을 모아서 정리했다. 한가한 휴학생이었던지라 나름대로 정성껏 답변을 하려고 노력했는데 나란 녀석을 좀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 가장 좋은 평가를 내리고 싶은 한국 대통령을 알고 싶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을 꼽고 싶습니다. 아직 임기가 많이 남아 섣불리 평가하기는 좀 무리가 있지만요. 지난 2002 대선 때 비록 투표권은 없었지만 노무현 지지를 천명했었고 지금도 노무현 지지자임을 숨기지 않고 있습니다. 혹자는 너무 가볍다며 대통령의 처신을 나무라지만 저는 노 대통령의 그 소탈하고 탈권위적인 리더십에 매료되었습니다. 역대 대통령들은 시키는 대로 안 하면 안 될 것 같은 숨막힘이 느껴지거든요. 가령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카리스마적 리더십과도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봅니다.

제 편향된 의견인지 모르겠으나 그간의 대통령 중에서 가장 국민을 무서워할 줄 아는 정치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군림하던 대통령의 모습이 아닌 끊임없이 지지자들과 국민들에게 짐을 나눠달라고, 힘을 보태달라고 외치는 모습을 보는 참신함이라고나 할까요. 다만 노 대통령을 잘 도와야할 열린우리당이 종종 삽질을 하면서 제 가슴을 긁어 놓지만요.^^;

개인적으로 사람을 단숨에 잘 믿지는 않지만, 일단 한 번 믿으면 끝까지 믿는 성격입니다. 그야말로 '미워도 다시 한 번~'을 외치는 유형이라고 할 수 있지요.^^; 물론 앞으로 몇 번을 더 '다시 한 번~'을 외칠지 모르겠지만요.^^ 부담 없는 지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부담'은 '책임'과 동의어겠지요.

저는 노 대통령이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그저 자유주의자로서, 개혁적 보수로서의 면모를 다잡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 바랍니다. 진보인척 하면서 표를 구걸하고 입을 닦는 파렴치한 수법은 이제 더 이상 쓸 수 없거든요. 다만 사상의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보안법의 폐지나 천민자본주의와 극단적 시장만능주의에 대한 경계 같은 자유주의 미감을 구현할 짐은 지고 있습니다. 꽤 그럴듯한 보수가 되는 것이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소임일 것입니다.

독선과 오만을 버리는 것만큼이나 과욕을 버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노 대통령님이 이것을 잘 해내신다면 분명 존경받는 지도자로 박수를 받으며 떠날 것이라고 믿습니다.


○ 좋아하는 스포츠와 스포츠 스타를 알고 싶습니다.

민망하게도 저는 스포츠에는 정말 관심이 없는 편입니다.ㅜ.ㅜ 고연전이 없었다면 정말 스포츠와는 완전 무관하게 살았을지도 몰라요. 천성이 게을러서 굼뜨다 보니 무언가 재빠르고 순발력을 요구하는 것에는 정말 젬병이거든요. 그냥 세간의 이목을 끄는 주요 대회 같은 것을 좀 보고 누구누구 잘한다고 해보기도 하지만 사실 이건 좋아하는 축에도 못 들겠죠. 아마도 스포츠 쪽은 제 영원한 미개척 분야가 될 것 같습니다. 스포츠를 보거나 하는 것을 죄다 시큰둥해하니 특히나 남자들 사이의 관계에서 많은 애로사항이 있긴 합니다. 그래도 저 같은 녀석이 하나쯤은 있어도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지냅니다.^^;

비단 스포츠뿐만 아니라 각종 게임도 나몰라라하고, 연예인 이야기도 관심이 없고, 이런저런 잡기에도 무지한 편입니다. 도대체 무슨 재미로 사냐고도 하는데 그래도 나름대로 늘 재미나게 지내고 있다니 신기할 따름입니다. 다만 이렇게 재미없는 녀석을 친구나 선배, 후배로 삼아 두고 싶을 사람이 누가 있겠냐는 두려움은 늘 맴돌죠.

모든 스포츠에 거의 완전히 관심이 없는 저이지만 E-SPORTS라고 불리는 스타 중계만큼은 무척 즐겨보고 있습니다(물론 제가 직접 하는 스타는 최악입니다^^;). 이것도 스포츠의 범주에 넣을 수 있다면 프로토스 유저인 박지호, 강민 선수 등을 맹렬히 응원하고 있습니다. 스타에 영원히 관심 없을 줄 알았던 제가 스타 중계 방송에 푹 빠져 있듯이 세상만사 함부로 가름하고 제한해서는 안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인생은 무상하고, 무상한 덕분에 사람은 늘 변하니까요. 그 재미에 이 무료한 삶이 그나마 살아 볼만한 것이겠지요. 혹시 이러다가 제가 열혈 스포츠광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 가능성이 무척 희박하지만.^^;


○ 내유외강형 인물과 외유내강형 인물 중 어떤 사람이 좋습니까?

보통 외유내강(外柔內剛)을 칭찬의 의미로 더 많이 쓰는 것 같습니다. 다소 낯선 내유외강(內柔外剛)은 말 그대로 겉으로는 강하게 보이지만, 속은 부드러운 것으로... 처음에는 무뚝뚝하고 어렵지만 일단 마음을 열면 따뜻하게 잘 대해주는 사람, 내면은 부드럽지만 겉으로는 강철같은 의지가 느껴지는 사람을 지칭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무언가 엄청 다를 것 같은 두 단어이지만 막상 풀어서 보면 매우 비슷해집니다. 그도 그럴 것이 두 단어는 마냥 부드러운 것, 마냥 딱딱한 것이 아닌 두 요소가 조화를 이룬 상태를 말하니까요. 내유외강, 외유내강을 손쉽게 구분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네요.

차라리 타인과의 관계에서 편견 없이 열린 자세로 경청할 수 있다면, 스스로 생각하면서 아집에 휩싸이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변화를 모색할 수 있다면 외유내강이든, 내유외강이든 큰 관계가 없을 것 같습니다. 요점은 “열려있음” 그 자체가 아닐까 싶습니다.


○ 가장 좋아하는 한식과 양식은 무엇인가요?

한식은 제육볶음, 순두부찌개, 냉면을 좋아합니다. 고기류 중 간장 양념보다는 고추장 양념이 들어간 것 중에 비싸지 않은 부위라 부담없이 먹을 수 있는 제육볶음, 제가 좋아하는 두부와 달걀이 찰떡궁합으로 만난 순두부찌개, 혹시 마약이 아닐까 의심되는 육수의 짜릿함으로 속을 풀어주는 냉면... 이거 없이 어떻게 살까요.^^

양식은 크게 즐기는 편이 아니고 먹어봤자 한국화된 양식을 즐겨서 잘 모르겠네요. 가령 돈까스를 좋아한다고 해서 그걸 양식의 범주에 넣기 민망하듯이 말입니다. 제가 서양쪽에 좀 약해요.^^; 차라리 중식 요리들은 돈이 없어서 못 먹을 뿐 참 좋아합니다. 한국에서 먹는 중국 음식은 비싸고 양 적어서 참 슬퍼요.ㅜ.ㅜ


○ 첫사랑에 대해 말해주세요.

왜 아직도 여자친구 한번 못 사귀었냐는 질문에 혼자서도 잘 논다는 말로 둘러대기 일쑤였죠. 아직 누군가를 좋아한다거나 할 마음이 크게 절실하지는 않은 것 같고요. 원래 제가 이렇게 무딘 심성으로 모진 세상 살아가고 있죠. 푸하하

굳이 제 첫사랑을 추적해보자면 고등학교 1학년 때 첫눈에 반했다고 해야할 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첫눈에 반하는 사랑을 전혀 믿지 않았기 때문에 이걸 어떻게 생각해야 하나 한참 고민하다가 흐지부지되었습니다. "첫눈에 반한다는 것이 성립할 수 있는가?"을 가지고 생난리를 치다가 "외면에 내면이 드러나는가?"하는 문제로 넘어갔다가 결국 중간에서 타협했습니다.

외면과 내면은 별개의 것이다라고 철썩 같이 믿던 제가 양보해서 외면에 내면이 어느 정도 드러나는 개연성이 있을 수 있다는 "내외개연성론(內外蓋然性論)"을 주창했거든요. 한 사람의 내면을 중시하고자 했던 제 철없는 고집이었는지 모르지만 이렇게 한바탕 난리를 치고 난 뒤로는 어떤 사람을 만나도 그 사람의 마음을 보려고 무던 애를 쓰는 꽤 괜찮은 습관이 생겼습니다.^^

여하간 첫눈에 반하기는 했는데 첫사랑으로 인준은 제대로 못 받고 제 나름의 철학적인 논쟁만 즐겨버린 엽기적인 사태가 되었습니다. 저는 여전히 첫인상보다는 조금 시간이 지나야 드러나는 세월로 빚어낸 인연에 대한 집착이 강합니다. 그저 이래저래 교류하면서 지내다가 적당히 세월의 무게가 쌓였을 때 아 이 사람을 내가 좋아해도 되겠구나 싶은 경우가 찾아오리라 믿습니다.

완전 횡설수설이지만 제 첫사랑은 이미 있었다고 해야할지, 아직 없었다고 해야할지 딱히 형언하기 힘듭니다.^^;


○ 태어나서 첫눈에 반한 여성이 있는지요?

고등학교 1학년 때 처음 그 경험을 해본 것 같습니다. 그 이후에도 첫눈에 완전 넘어가는 수준은 아니라도 처음 만났는데 호감이 가는 경우가 종종 있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첫눈에 반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크게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스위스의 심리학자 융은 모든 인간은 그 정신 속에 자신과 반대되는 성적 요소, 즉 남성은 아니마(여성적 영혼)를, 그리고 여성은 남성적인 아니무스(남성적 영혼)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융이 말하는 아니마와 아니무스는 극단적이면서도 서로 조화하고자 하지요. 육체는 남성 아니면 여성으로 있지만, 인간성의 본질은 원래 양성적이라는 것입니다.

아니마와 아니무스는 항상 무의식적으로 이성에게 투사되어 '매력' 또는 '혐오감'을 야기하는 주요한 원인중의 하나가 됩니다. 즉 남성의 경우 여성에게 아니마를 투사할 때 자기 아니마의 여성상과 동일한 특성을 가지고 있으면 매력을 느끼고, 모순된 경우에는 혐오를 느낀다는 것이다. 어느 시인의 "그냥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라는 시구는 그런 인간의 표현하기 힘든 무의식의 감정을 잘 대변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첫눈에 흠뻑 빠져버린다는 것, 괜시리 좋은 사람이 생기는 것, 그냥 믿고 싶은 사람이 덜컥 나타나는 것은 살다가 몇 번은 겪어보고 싶은 유쾌한 일이겠지만 융의 설명에 따르면 상대방을 보고 느끼는 황홀감이 사실은 자기 마음속에 있는 아니마, 아니무스 원형상이라는 것입니다. 조금 김이 새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낭만이 아주 떨어져버리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래도 첫눈에 반하는 것은 그다지 내키지 않네요. 첫인상이 좋은 계기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세월이라는 필터로 걸러내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겠죠.


○ 지나가다가 정말 자신의 반쪽이라고 생각하는 여성을 길거리에서 마주친다면.. 과연 용기있게 말을 걸 수 있을런지?

위 문항에서 말씀 드렸지만... 길거리에서 정말 이상형이 지나간다고 해도 그냥 보낼 듯 합니다. 이건 굳이 용기가 없어서라기보다는 길거리에서 운명처럼 마주치는 사랑 이런 것에 관심이 없어서라고 해야 더 맞을 것 같네요.


나 정말 궁금한게 있는데..........
저기있자나........☞☜
B반하고 특히 친한거야?아니면 B반말고도 다른반에서도 이렇게 활동을 열심히 하는건지^^;


뭐 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 일단 제 학생회장 임기와 함께 했던 04학번 후배님들과는 반 그런 거 없이 정말 다 친하고 싶고 잘해주고 싶어요. 대학 새내기로서 즐기는 이런저런 행사들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것 같아 늘 죄송스런 마음뿐이거든요. 그래서 반 상관없이 친한 04학번 후배들과는 앞으로도 계속 좋은 관계 맺고 싶고, 저도 그렇게 노력 중입니다.

제가 2004년 37대 경영대 학생회장 일을 하던 때야 당연히 다섯 개 반을 다 다니려고 노력하고, 어느 한 반 소홀히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개인의 호오를 떠나 그건 당연한 책무니까요. 게다가 이미 36대 경영대 학생회 일을 도우면서 2003 새터를 준비할 때(이 때 홍익이, 병일이 등과 함께 일했음)부터 경영대 다섯 개 반을 골고루 만나며 다녔으니 제게는 특정 반이라는 개념을 가질 기회가 없었습니다. 지난 2년 간은 특정 반이 아닌 경영대를 위해 일한다는 생각으로 살았으니 제 특수성을 조금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작년 11월 제 임기가 다 끝나고 올해 3월 초에 있던 다섯 개 반 개강총회까지 다 참석한 이후 학생회장 A/S도 공식 종료하고 각종 반행사 이런 걸 챙기지 않습니다. 이제 제가 갈 권한도 없고 말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몇몇 04학번 후배들만 간헐적으로 만나는 것이 전부였지요.

그런데 임기도 끝나고 이제 사라져야할 녀석에게 아름다운 마음을 보여주신 분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이 글을 읽고 있으신 飛반 학우 여러분이었지요.ㅜ.ㅜ 그 마음이 너무 고마워서 飛반 행사에 아주 가끔씩 모습을 나타냈습니다.^^; 다른 반 05학번은 거의 모르지만 이상하게 飛반 05학번 후배님들과는 이래저래 많이 보게 되더라고요. 먼저 연락도 해주고 말입니다. 낯가리는 제게 먼저 인사해준 현수, 보경이, 먼저 문자 보내준 태관, 정석이 등등의 후배님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 인사드립니다.

여하간 정리하자면 지금 저는 쥐뿔도 아닌 입장이고, 반활동을 할 처지도 아닙니다. 다만 저를 아니 미워하신다면 飛반 행사에 잠시나마 나타나 인사나 나눌 수 있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을 가져봅니다.^^


○ 비반과 많은 시간을 보내시면서 05 애들이 형 원래 비반 02학번 선배였던 걸로 착각할만큼 비반 속에 깊숙히 자리해 계시는 형입니다. 형, 비반에 대한 단상을 듣고 싶어요.

飛반 학우 여러분들에게 헌사하고픈 갖은 미사여구를 빼고 담백하게 정리해보자면... 너른 포용력, 진취적 기상, 끈적한 우애... 이 세 가지가 아닐까 싶네요.

사실 제가 과거에는 제 맡은 바 소임을 다하기 위해 손님 입장에서 들렀지만 단순한 과객(過客)이 아닌 가족처럼 따스하게 대해준 그 푸근함이 아직도 기억에 납니다. 또한 술자리에서나 지나가다 겨우 본 것에 불과한데도 기억해주고 먼저 인사해주고, 연락해주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 적극적인 모습도 참 좋았습니다. 게다가 일단 관계 맺은 사이끼리 서로 챙겨주고 아껴주는 그 마음씨에 어찌 아니 감복하겠습니까.

저를 아니 미워하신다면 飛반 여러분들과 久而敬之(논어 제5편 공야장 中)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오래되어도 여전히 공경한다"라고 해석하면 친해지더라도 존경심을 잃지 않고 범속에 빠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시간이 흘렀다고 무심해지지도 않고, 세월이 지났다고 차갑게 식지 않는 그런 존재 말입니다. "오래 사귈수록 공경하게 된다"라고 해석하면 오래 사귀어도 그 사람의 약점이 드러나기보다는 강점이 더욱 커진다는 뜻입니다. 아니 어쩌면 그 약점과 한계마저 품을 수 있을 만큼 그릇이 커진다는 뜻인지도 모르겠네요. 세월로 빚어내는 久而敬之, 가장 아름다운 인연이 아닐까 싶은데 함께 해요~


○ B반 행사에 참여 하시면서 느꼈던 B반인만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용철이가 한 질문(윗 문항)에서 飛반에 대해 정리하면서 너른 포용력, 진취적 기상, 끈적한 우애... 이 세 가지를 들었습니다. 이것을 飛반의 장점이라고 해야겠지요.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사람 소중한 줄 알고, 옆에 있는 사람들이 귀한 줄 안다는 점입니다. 하고많은 사람 중에 이 공간, 이 시간을 공유하는 우리들은 꽤 각별한 인연이라고들 합니다. 그러나 사람과 사람의 만남은 실상 랜덤하고 우연하게 배정되는 것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飛반에게는 이런 우연성을 필연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명심보감 성심편에 "有麝自然香 何必當風立(사향을 지녔으면 저절로 향기로운데 어찌 바람을 맞아 서 있을 필요가 있겠는가?)"란 구절이 있습니다. 飛반에서 풍기는 인정의 내음, 열정의 내음은 억지로 드러낼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조금 시간이 지나면 드러나게 되는 그 무엇입니다. 세월에 바래지 않는 飛반의 멋을 깨닫는다면... "그렇기 때문에" 飛반을 좋아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飛반을 좋아할 수 있게 될 겁니다. 저처럼 말입니다.^^

아울러 덧붙이자면 온라인 상에서도 돈독한 교류 나눌 수 있는 이 커뮤니티도 빼놓을 수 없지요. 경영대에 많은 온라인 커뮤니티가 있지만 이처럼 체계적이고, 많은 이들이 참여하는 커뮤니티는 없는 듯 합니다. 앞으로도 이 커뮤니티가 번성했으면 좋겠어요.^^


○ 요새는 학생회의 영향력이나 비중이 예전같지 않다.
학생들의 열의도 없는것 같고 학생회 선거나 행사에 대해 모두가 무관심해 보이는데.....
학생회장을 하면서 가장 속상했던적은?


학생회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은 것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저는 이제 학생회 조직으로 대동단결하는 시대는 끝났다는 것을 늘 말하고 다니지요. 학생회는 그저 현상유지와 역할배분, 학교측과의 협상 통로로서의 역할에만 충실하면 된다고 봅니다. 너무 많은 일을 하려는 과욕 때문에 학생회 조직이 오히려 쇠퇴하는 역설적인 현상을 맞았다고 봅니다.

제가 어쩌다가 학생회장이 되어 한해 살림을 맡았을 때도 무탈한 현상유지책을 썼습니다. 이미 많은 학우들은 그 정도의 역할만 해주는 것으로 만족하시거든요. 무언가 거창해 보이고 일반 학생은 범접하기 힘든 빡센 학생회가 아니라 쉽고 만만하고 널널하게 보이는 학생회 살림을 꾸려나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잘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굳이 속상한 적이 있다면 제가 무능하여 재미난 회의 진행을 하지 못한 것을 들고 싶습니다. 반일꾼들 모아놓고 하는 회의가 그리 재미날 것은 없지만 그래도 소중한 시간 내준 분들께 일말의 보람을 심어 드렸어야했는데 그걸 잘 못했던 거 같아요.

그리고 飛반 후배들 중에서 학생회 일꾼을 많이 뽑고 싶었는데 아쉽게 그건 잘 안된 거 같아요. 제가 인사권(?)이 있었을 때 학생회 감투(?)라도 많이 나눠드리고 싶었는데 04학번 김효진양을 편집국장으로 선임한 거 이외에는 없었지요. 제가 좀 더 적극적으로 삼고초려를 했어야 하는데 그 때는 경황이 없어서 그러지 못했네요. 쿨럭

아참 그리고 2004 새터 때 네 번째로 간 飛반 사발식 시주하고 나서 다섯 번째 반을 못 가고 쓰러져 잠들었을 때 속상했답니다. 흑흑 왜 그리 많은 양을 주셨단 말입니까? 지금이야 추억이지만 처음에는 사발식 시주를 하라는 건지, 그냥 사발식을 하라는 건지 헷갈렸을 정도였습니다. 훗 여하간 그 때 당시 관계 당사자들과 오해를 풀고 잘 지내고 있답니다. 푸하하

끝으로 저 같은 녀석도 학생회장을 한해 동안 했답니다. 올해 11월에 있을 경영대 학생회장 선거는 04학번 이상이면 도전 가능합니다. 혹시 관심 있으시면 은밀히 연락을... 막 이러고...^^;


○ 어떻게 하면 그렇게 살이 안찌는지?무얼먹고 사나요♬

특이사항은 전혀 없고요, 이렇게 말하면 민망하지만 체질인 것 같아요. 예전만큼 많이 먹지는 않지만 아직도 식충이나 배 안에 거지 있다는 소리들을 정도로 많이 먹는 편인데... 이러다가 나중에는 뚱뚱보 아저씨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지금 현재는 그다지 살이 잘 안찌는 체질 같아요. 대신 몇 끼를 굶거나 스트레스를 받거나 하면 살이 쭉쭉 빠져버려서 오히려 현상유지를 위해 애쓰는 편입니다. 고3 이후로 몸무게 변화가 거의 없었죠. 살이 좀 쪘다 싶어도 이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고 말입니다. 마구 먹어봤자 뱃살만 느는 터라 억지로 살을 찌울 노력도 하고 있지 않습니다. 흑흑 염장질이 아니었기를...


○ 졸업후 하고싶은일이 뭡니까?

그런 장기적 계획은 아직 세워보지 못했습니다. 아직 대학원 진학이냐, 고시 등의 시험 공부냐, 취업 준비냐 같은 기본적인 진로 설정도 못했고요(올해 안에 대강 정해봐야겠지만...). 뭐 지금까지 검토한 바에 따르면 대학원 진학은 호감도가 줄었고, 행정고시 쪽의 공부를 늦게나마 시작해볼까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긴 합니다. 게으르고 놀기 좋아하는 제가 고시생이 될 수 있을지가 꺼림칙하지만요.

예전에는 장래희망이 뭐냐고 물을 때 국무총리라고 멋대로 둘러댔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소 후퇴하여 국무위원이나 정부 산하의 숱한 위원회에서 괜찮은 일을 맡아보는 것이라고 농담 삼아 말합니다. 이럴 때는 큰 정부의 강력한 옹호자가 되어버리기도 하죠. 푸하하

실은 중 3때 장래희망이 대학교수라고 했다가 담임선생님께 벌써부터 그런 생각을 하면 결국에는 나 같은 선생질밖에 못한다는 연설을 1시간 동안 듣고 세뇌되어 일단은 뻥을 치며 다니고 있습니다. 제가 돈 문제 신경 쓰고 살 수 있다면 학자나 문필가쪽을 매우 긍정적으로 검토해봤겠지만 사실상 포기 상태이고요.

주위에서 제가 그냥 무난하게 회사를 다니면서 살 것 같지는 않다는 말은 숱하게 들어온지라 저도 제 미래가 걱정태산입니다. 여하간 무슨 일을 하게 되든 책이나 글을 읽을 시간, 잡글이나마 쓰면서 소일할 시간이 있는 일을 하고 싶네요.
Posted by 익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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