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3일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전 대통령이 고향 티크리트에서 미군에게 체포되었다. 잔혹한 독재자 후세인이 체포된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별다른 저항도 없이 초췌한 모습으로 생포된 후세인의 모습을 보며 독재자의 비참한 말로를 확인할 수 있어서 반갑다. 그런 면에서 국내의 전두환이 비자금을 만지며 떵떵거리고 사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또한 세계 최대의 전체주의적 시스템을 보유한 국가인 북한을 바라보는 것도 눈살이 찌푸려진다. 부디 권력의 단맛에 취한 이들이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는 것을 후세인의 몰골을 보고 깨우치기 바란다.


간디는 “독재자는 일시적으로는 무너지지 않을 것 같지만 결국 몰락하는 법이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주어진 권력에 따르는 책임을 수행하지 못한 부족한 지도자는 제거되는 것이 순리다. 다만 이라크 민중의 손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미국의 야욕과 맞물려 진행된 점은 아쉬운 일이다. 이 과정에 있어서는 이라크 민중들의 우매함을 질타하지 않을 수 없다. 이라크 과도정부는 파벌 대립을 얼른 종식하고 자기들 손으로 민주적인 정부를 세우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실은 남 이야기 할 여력이 없다. 우리네 민주주의도 실상 별로 보잘 것 없기 때문이다^^;)


물론 후세인이 못된 독재자임은 확실하지만, 그렇다고 부시의 이라크 침공이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무고한 민간인을 학살하고 국제적 반전 여론을 무시한 미국의 일방주의적 외교는 두고두고 지탄을 받을 것이다. 후세인 체포로 부시 일당들은 한껏 고무되어 있을지 모르지만, 그네들이 저지른 만행은 오래도록 기억되어 자신들의 차꼬가 될 것이다. 후세인의 구차한 모습을 보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지만 부시의 의기양양한 표정을 보는 것도 영 마뜩지 않다. 미국의 네오콘들이 건수 잡았다고 너무 기뻐하지 않기를 바란다.


아무쪼록 후세인의 체포로 이라크 내 테러가 잦아들고 치안이 안정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라크의 반미감정과 저항이 비단 일부 후세인 잔당에서만 기인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미국은 이라크 민심을 잃은 것을 회복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한 자신들에 반대하는 이라크 저항세력은 자생적으로 양산될 것이다. 미국은 앞으로 조속한 민정 이양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해야 한다. 그것만이 테러의 위협에서 자신들을 구제하는 길이다. 이라크 침략 전쟁은 인류사의 부끄러움으로 기록되겠지만 전쟁과 테러 대신 평화와 협력이 자리잡는 날을 위한 진통으로 세계시민들은 간직해야 한다. - [憂弱]
Posted by 익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