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북한의 위협에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노심초사하시는 김용갑 의원이 국회 5분 자유발언 시간에 노기가 폭발해서 그만 고꾸라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김용갑은 “제발 대통령과 집권 여당은 정신을 차리고…”라고 외치다가 초특급 할리우드 액션으로 살포시 쓰러졌다. 기왕이면 발언 단상을 안고 과감하게 앞으로 데굴데굴 굴러서 뇌진탕을 유발했으면 하는 아쉬움을 짙게 남겼다.


국가보안법 폐지 결사반대의 1인 시위에 이어 그가 보여준 추한 작태들은 역설적으로 우리 사회의 진보를 보여주고 있다. 이제 김용갑이 피켓을 들고, 졸도를 해야 할 만큼 우리 사회는 조금이나마 나아진 셈이다. 여기서 병역면제 받은 두 아들을 이라크에 의용군으로 보내겠다는 비장한 자기 희생의 선언만 있었으면 금상첨화였을 것이다(우리나라의 자칭 애국지사들은 남의 자식들의 피땀을 쥐어짜는 천부적인 소질이 있다).


비단 김용갑 뿐만 아니다. 헌법재판소는 단 한 명의 소수 의견도 없이 전원일치로 국가보안법에 합헌 결정을 내렸고, 대법원은 한술 더 떠 국가보안법 폐지론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오바질을 했다. 파시스트들이 국가보안법을 정권 유지의 도구로 삼아 무고한 시민들의 인권을 유린할 때 곁에서 짝짜꿍하던 사법부는 지금까지 일언반구의 반성도 없이 오만하고 뻔뻔하게 입을 놀리고 있다.


또 자칭 사회원로라고 불러주기를 바라는 늙은이 1400여명은 군부 독재에 기생하던 그 옛날의 영광을 추억하며 지금이 위기라며 호들갑을 떨고 있다(당신네들이 활개치던 시절만큼 위기가 또 어디 있었다고...ㅡ.ㅡ;). 어디 그 뿐인가, 천주교 김수환 추기경이나 조계종 법장 총무원장도 국가보안법 폐지를 반대한다며 자기네들의 신앙에 스스로 침을 뱉고 앉아 있다.


국가보안법이라는 몇 줄 안 되는 법조문 앞에서 아직도 마음 속에서 냉전을 벌이고 있는 분들이 넋을 잃고 헛소리들을 하고 있다(그래. 조선일보 사설에서 말하는 “어른 없는 가정에서 보고 배우지 못하고 자란 막된 인간의 불량기까지 느껴질 정도”인 녀석 중에 하나가 바로 나다^^). 정말 국가보안법은 멀쩡한 사람을 싸이코로 만들고, 무고한 사람을 범죄자로 만들고, 건강한 사람을 병원신세 지게 하는 악법인 것이다.


김용갑이 몇 번 더 까무러치더라도, 보수적 법관들이 몇 번 더 얼굴에 철판을 깔더라도, 자칭 원로들이 몇 번 더 성명을 발표하고 앓는 소리해도, 김수환이 몇 번 더 하느님을 모욕하며 양심의 눈을 감더라도, 박근혜가 몇 번 더 게거품을 물면서 새끼 박정희들과 손을 맞잡더라도... 우리는 국가보안법 폐지라는 원칙을 지켜야한다. 극우파들이 총궐기하여 결사항전의 자세로 나오는 만큼 우리 또한 사상과 양심의 자유 앞에서 한발자국도 물러설 수 없다. 내 머릿속을 헤집고 다닐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줄 마음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굿이나 보고 떡 먹듯이 김용갑 쇼 보고 국가보안법 폐지하면 된다.


김용갑이 구역질나는 쇼를 벌이느라 병원에 들락날락 거리면서 나갔을 국민의 혈세가 아깝다. 그에게는 한가위 선물로 떡 대신 질 좋은 참나무로 만든 관 하나 장만해 주는 것을 어떨까?^^; 김용갑은 대통령과 여당이 정신 차려야 한다며 사자후를 토했지만, 제발 정신 차릴 사람이 누구인가? 진정 눈물 흘리며 참회할 사람이 누구인가? 정녕 신이 벌할 사람이 누구인가? 풍성한 한가위 연휴에 병역면제 받은 두 아드님과 함께 1인 시위 피켓 제작만 하지말고, 이 질문에 대해 머리를 맞대고 상의해 볼 것을 권한다. - [憂弱]

국가보안법 폐지에 투자하세요. 당신의 영혼이 풍족해집니다.^^
Posted by 익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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