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선수 당했다!

사회 2004. 11. 22. 02:18 |
앗 이럴수가... 선수를 당하고 말았다. 新우파운동(NEW RIGHT) 운동이라는 알 수 없는 흐름이 조직을 하나 만들었다고 한다. 인터넷 신문에서 대략적으로 확인한 것에 불과해서 이 조직의 내실은 전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조직명 만큼은 익구의 뒷통수를 후려치기 충분했다. 이름하여 “자유주의연대”... 이 명칭은 익구가 몇 년 전부터 맛깔스럽다고 평가하던 것이다(나중에 써먹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는...^^;). 그런데 이 명칭이 정체불명의 단체에서 사용하기 시작할 모양이다. 연대하는 자유주의자는 아름답다. 과연 이 단체가 이 아름다움을 구현해 줄지는 미지수다. 창립선언문(첨부자료 참조)을 보아도 무언가 알맹이 없이 장황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창립선언문 내용을 살펴보면 우리네 어두운 근현대사를 좀 규명하겠다는 것이 왜 자학사관인지 이해하기 힘들며, 노무현 정부가 수구좌파라는 인식에도 동감하기 힘들다. 노무현 정부는 이미 자유주의연대가 내세우는 강령대로 FTA를 통한 개방형 통상국가를 추구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청빈이 아닌 청부(淸富)를 권장하는 것은 좋은 뜻이나 탁부(濁富)에 대한 비판이 잘 보이지 않는다. 또한 빈부격차의 해소가 아니라 빈곤의 해소를 추구하자고 하는데 작은 정부랍시고 복지 확충에는 부정적인 듯 보여 어떻게 해결하자는 것인지 알쏭달쏭하기만 하다. 게다가 북한 인권개선 및 민주화를 들먹이고 있는데 정작 대한민국 국민들의 인권을 심각히 침해하는 국가보안법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모순을 보여주기까지 한다(물론 아직 잘 정립되지 않은 단체이니 이건 어디까지나 애정 어린 의문이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자유주의연대가 자기가 내뱉은 말들에 책임을 질 수 있는 단체로 잘 굴러가기를 바란다. 수구기득권 세력과의 분명한 차별성으로 건전한 보수의 위상을 확립할 수 있다면 선수 당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많이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보수의 탈을 쓰고서 극우파들과 히죽거릴 때 누추한 말로를 면치 못할 것이다. 자유당, 자유총연맹, 자유민주연합 등 자유를 들먹거렸던 많은 단체들이 오히려 자유를 억압한 사례들을 무수히 보아왔다. 부디 자유주의연대는 가진 자의 자유가 아니라 모든 이의 자유를 추구해서, 자유를 참칭했던 사이비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여하간 그래도 배 아픈 것은 어쩔 수 없다. ᅮ.ᅮ - [憂弱]


<첨부자료>
[자유주의연대 창립선언문] - 업코리아 2004년 11월 20일

우리의 사랑하는 조국, 대한민국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져 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이념적 정당성과 대한민국 건국의 역사적 정통성이 집권세력에 의해 의문시되면서 국가정체성이 훼손되고 있다. 구체적 대안이 결여된 섣부른 자주외교는 한미동맹의 표류와 대북 안보불감증의 확산을 초래하였다. 경제는 뚜렷한 정책적 방향성의 결핍으로 활력을 잃고 중산층과 서민의 삶을 옥죄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념, 세대, 지역간 갈등이 심화되고 脫대한민국의 흐름이 확산되면서 공동체 해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위기의 주범이 세계의 흐름을 도외시한 채 낡은 이념과 대중선동형 포퓰리즘의 포로가 되어 권력투쟁에 몰두하고 있는 후진적인 정치라고 생각한다. 21세기는 세계화․정보화․자유화의 시대다. 대한민국은 이 물결에 능동적으로 참여하여 선진국에 진입해야 한다. 한 세기 전 우리 선조들이 근대화의 물결에 적응하지 못해 망국의 수난을 당했던 오류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지금 이 나라는 그 반대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국민적 예지를 모아 선진국 건설에 일로매진해야 할 이 무한경쟁의 시대에 노무현 정권은 자학사관을 퍼뜨리며 지배세력 교체와 기존질서 해체를 위한 '과거와의 전쟁'에 자신의 명운을 걸고 있다. 한심한 것은 노무현 정권만이 아니다. 두 차례의 대선 패배로 좌파 포퓰리즘 세력에게 나라운영의 권리를 넘겨 준 한나라당은 21세기 미래 대안세력으로서의 환골탈태를 등한시한 채 기득권유지에 전전긍긍하는 기회주의적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제 이러한 수구좌파와 수구우파가 주도하는 정치는 종말을 고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20세기 수구연합’의 낡은 이념을 대체하여 대한민국의 올바른 발전방향을 제시할 21세기 이념과 이에 기초한 혁신 청사진이 마련되어야 한다. 오늘 우리는 그러한 역사적 소명에 부응하기 위해'자유주의연대'를 출범시킨다. 21세기의 시대정신은 산업화세력의 권위주의도, 일부 민주화세력의 민중주의도 아니다. 세계화․정보화․자유화를 온전하게 실현할 한국적 현실에 맞는 21세기형 자유주의다. 우리가 추구할 한국사회의 자유주의 개혁방향은 다음과 같다.


1. 과거청산보다 미래건설에 초점을 맞춘 개혁을 추구한다.
2. 국가주도형 방식에서 시장주도형 방식(작은 정부-큰 시장)으로의 경제시스템 전환을 통해 2만 달러 시대를 개척한다.
3. 자유무역협정(FTA)의 능동적 추진을 통해 '열린 통상대국'을 건설한다.
4. 모든 특권을 철폐하고 만인에게 기회의 균등을 보장하되 결과에 대해서는 승복하는 합리적 사회문화를 창출한다. 청부(淸富)를 권장하며 빈부격차의 해소가 아니라 빈곤의 해소를 추구한다.
5. 법치주의의 확고한 기초 위에서 다원주의에 기초한 관용의 정치문화를 실현하고 사회구성원의 정신적 성숙에 기초해 사회적 공동선을 찾아나가는 성찰적 민주주의를 개화시킨다.
6. 학생에게 학교선택권을, 학교에게 학생선발권을 부여하는 교육혁신을 추구한다.
7. 대북정책의 최우선과제로 북한 대량살상무기 문제의 근원적 해결을 통한 전쟁 가능성 제거 및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추구한다.
8. 한반도 전역의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북한 인권개선 및 민주화를 추구한다.
9. 기존의 한미동맹을 21세기 상황에 걸맞게 발전시키며 주변국과의 우호관계를 강화한다.
10. 문화, 학술 등 연성권력(soft power)을 신장시키며 세계 민주화에 기여한다.


대한민국은 지난 반세기 동안 세계가 놀라는 성과를 이루었다. 공산주의의 위협이라는 백척간두의 위기에서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냈으며, 전쟁의 폐허 위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룩하였다. 민주화도 매우 빠른 속도로 이루어냈다.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경제와 정치, 문화 모든 면에서 선진국의 대열에 진입해야 하며 자유통일을 이루어야 한다.'자유주의연대'는 이러한 역사적 과제 수행에 복무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우리 자신이 몸담았던 '386'의 제한적, 폐쇄적 경험을 뛰어넘어 열린 마음으로 세계와 대화하면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길을 모색해 나갈 것이다. 특히 80년대의 감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386문화를 업그레이드 시키는데 진력할 것이다. 이를 통해 21세기 대한민국을 이끌 새로운 주체세력의 형성에 기여할 수 있다면, 그것은 우리의 한없는 행복이자 무궁한 영광이다.
Posted by 익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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