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안법 폐지안 법사위 상정조차 결사적으로 저지하던 한나라당이 이번에는 열린우리당 이철우 의원이 북한 노동당에 가입해 간첩으로 활동했다며 색깔론을 들고 나왔다. 한나라당은 저희들 스스로가 국가보안법이 왜 폐지되어야 하는지를 증명하고 있다. 사상의 자유와 인권의 엄숙함 앞에 타협이란 없다. 열린우리당은 국가보안법 폐지를 비롯한 개혁입법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나가야 한다.

익구는 이번 사건을 길이 기억하기 위한 기념시를 발표했다. 패러디 대상이 된 시인은 민족문학작가회의에서 발표한 친일문인명단에 들어간 사람 중에서 골라 노천명의 [사슴],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가 당첨됐다. 야만스러운 국가보안법과 그 법을 추종하는 무리들에게 이 시를 바친다. 시제가 좋지 않은 관계로 문학성은 그리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 [憂弱]


[늑대]

상판때기가 두꺼워 슬픈 짐승이여,
언제나 불안한 편 말이 많구나.
국(國)이 부끄러운 너는
무척 무참한 족속이었나 보다.

핏물 속의 제 그림자를 들여다보고
잊었던 고문을 생각해 내고는
주체할 수 없는 향수에
흐린 동태눈깔을 하고
바로 옆 빨갱이를 째려본다.



[국보법 옆에서]

한 조각의 국보법을 지키기 위해
박정희부터 한나라당은
그렇게 가뒀나 보다.

한 조각의 국보법을 지키기 위해
사상의 자유는 철창 속에서
또 그렇게 갇혔나 보다.

아프고 목마름에 가슴 후비던
생생한 국가폭력의 뒤안길에서
아직도 살아서 헌법 위에 선
승냥이 똥같이 생긴 법이여.

빠알간 네 조문이 적용되려고
대낮엔 인권이 저리 내동댕이쳐지고
내게는 눈물이 마르지 않았나 보다.
Posted by 익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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