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과의 야합을 통해 4대 개혁입법 처리를 물거품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그렇게 믿었는데, 얼마나 울었는데, 어떻게 사랑했는데, 열린우리당 당신들이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여기저기 울분을 토하고 분노를 표하는 지지자들이 보이지 않는가, 들리지 않는가? 안으로는 우리당의 모자란 점을 다독거려 주고, 밖으로는 반대자들의 손가락질 받느라 몸도 마음도 지친 우리당 지지자들에게 기어코 피와 땀과 눈물을 쥐어 짜낼 참인가?


우리당에 한 표를 얹기 위해서 고군분투했던 많은 자유주의세력, 개혁세력, 온건보수세력들은 고작 한나라당에 굴복하는 꼴을 보고 싶었던 것이 아니다. 우리당을 과반수 1당으로 만들어준 것은 이 땅에 극우파를 썩혀 거름으로 쓰고 제대로 된 자유를 심어 개혁을 꽃피우라는 뜻이다. 이를 위해 우리가 얼마나 굽실거리고 생채기 나야했단 말인가. 당신들이 떵떵거리고 거들먹거릴 수 있는 것은 다 지지자들이 허리 아프게 굽히고, 손바닥 열나게 비비고, 발바닥 저리게 뛰어다닌 덕분임을 잊지 마라.


탄핵 사태 때문에 엉겁결에 뽑힌 인간들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자유주의 개혁세력에 쓸만한 인재가 아무리 없다고 해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자유주의 개혁세력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국가보안법 폐지조차 이렇게 미적거릴지 몰랐다. 수구세력과 극우파들이 저렇게 난리를 치는 것은 국가보안법이 저들을 지켜주는 심리적 마지노선이기 때문이다. 저들의 방벽이 아무리 튼튼하더라도 인권의 화살을 날리고, 자유의 창으로 부수고 함락해야 한다.


우리가 얼마나 힘겹게 이겼나? 얼마 만에 찾아온 기회이고, 이번을 놓치면 다시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가? 믿음도 산산이 부서질 때가 오고, 눈물도 마를 때가 오며, 사랑도 식을 때가 오게 마련이다. 당신들이 어려울 때 함께 눈물 흘리고 곁에서 힘이 되었던 지지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 마음이 떠나고 있다. 욕지기가 나오고 있다. 믿음의 자리에 실망이, 슬픔보다는 성냄이, 사랑 대신 증오가 싹 트고 있다.


한나라당과 치열하게 토론하라. 하지만 끝내 의견을 좁히지 못할 때는 당당히 표결 처리하라. 파시스트의 눈치보다는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지지자들의 눈치를 보라. 수구세력을 걱정하기보다는 실적이 엉망이라며 아우성인 투자자들을 걱정해라. 극우파와 어깨동무하기보다는 자유에 목마른 국민의 손을 잡아줘라. 우리당에 꿈을 투자한 많은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우리가 앞장서 당신들을 시장에서 퇴출시킬 것이다. 저들이 결사적으로 나온다면 당신들도 모든 것을 걸고 맞서라. 이제 당신들이 코피 터지게 싸울 때다. - [憂弱]
Posted by 익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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