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문서 정리를 한다며 뒤적거리다가...
친구와 채팅을 하다 나눈 ‘양성평등’에 대한 이야기에서 내가 했던 말들을 발견했다.
나는 페미니즘 이론을 치열하게 파고들거나 투쟁 대오에 끼어들 생각은 없고...
그저 생활 속의 소박한 양성평등 실현에 만족하는 소심한 놈이지만...
이마저도 그리 쉬운 일이라는 기막힌 현실 앞에 웃음이 피식.


물론 나는 여성의 권리와 기회균등에 그 누구보다 찬성하며 남성의 기득권을 내어줄 용의도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여성의 역할의 중요성과 그 책임을 매섭게 강조할거거든...^^;


~ 내가 양성평등을 주장하는 것은 여성의 권익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남성의 인간적인 권리를 옹호하기 위함이다. 결국 남을 도우려는 것이 아닌, 내가 편하고 싶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욕구의 발로이다. 남자다운 남자, 여자다운 여자만이 용인되는 세상의 그 숨막힘을 싫어할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식한 마초들만큼이나, 아무 생각 없이 사는 순한 양들에게도 비판의 화살을 던진다. 정작 아쉬워 해야할 사람이 누구인데...


일단 생활 속에서 양성평등의 개념이 친숙해져야 한다고 생각해... 양성평등이 우리에게 이득이 된다는 확실한 신념이 생겨야 한다고 생각해... 비유가 좀 유치하지만... 우리가 교통질서를 지키는 것이 무법천지의 도로보다 이득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남녀차별보다는 양성평등이 더 이득이 된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


~ 양성평등이 잘 된 나라일수록 경제성장이 잘 된다는 조사결과를 본 것 같다. 아무튼 요즘처럼 경제만능인 세상에서 양성평등이 살림살이에 보탬이 된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도 좋은 방책일 것 같다. 인간의 의식이 바뀌는 데 30년이 걸린다는 말을 듣고, 양성평등 실현까지 30년이라는 시간을 잡아봤다. 그 때가 2000년이니까 2030년에는 내가 그리는 양성평등한 세상이 올 것이라는 계산이다. 양성평등에 대한 신념이 하나하나 늘어갈 때 거대한 수익이 창출될 것을 믿는다.


내 꿈은 사회교과서에서 있는 양성평등의 그 유창한 내용들이 우리 실제생활에 콕콕 박혀들어 왔으면 해... 교과서 속의 글자가 아니라 우리 마음속의 당연한 상식으로 자리잡는 그 날이 오기를^^


~ 위에 내가 했던 말... 너무 당연해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활자로만 남으려는 양성평등의 가치가 우리 마음속에서 뜨겁게 요동치는 날이 오리라 믿어 의심치 않지만... 그 과정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래서 행복을 꿈꾸는 사람은 결코 행복하지 않다라고 했는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양성평등을 그토록 바라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남성이라는 태초의 기득권을 버릴 수 있느냐부터 시작할지도 모르겠다. 이래서 ‘상식’이 가장 어렵다.^^ 6(^.^)9 (2003/05/24)
Posted by 익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