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학생의 각오

잡록 2005. 3. 16. 02:59 |
한참을 미적거리다 휴학 신청을 했다. 공익근무 기간을 포함해 2년 반에서 3년 간의 긴 휴학기간이 시작된 셈이다. 공익근무 날짜가 나오기 전까지는 당분간 청강을 하며 학교를 다닐까 생각했으나 역시 강의에 대한 해방감이 나를 압도했다. 그래 일단 이렇게 푹 쉬면서 재충전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공익근무 날짜는 빨라야 오월에나 나올 것 같으니 적어도 사월까지는 푸근한 자유를 만끽할 계획이다. 내가 먼저 연락을 해서 많은 분들과의 만남을 가져봐야겠다. 밥과 술을 함께 하며 정담을 나눌 좋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인가. 또한 바쁘다는 핑계가 싹 사라진 만큼 차분히 책도 좀 읽어야겠다. 나름대로 삶의 전환기인데 책을 통해 희망과 영감을 얻는 것도 꽤 흥미로운 일이니까.


휴학생이라고는 하지만 도서 대출/반납을 빌미로 학교를 자주 드나들 예정이다. 집에서 학교가 가까운 특권(?)을 남용해볼 요량이다. 강의와 과제에 시달리는 재학생 여러분들께 민폐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놀아달라고 떼도 써볼 참이다. 공익근무를 다소 애매하게 신청해서 내가 스스로 의도한 이 여유의 시간은 내 삶에서 다시 찾아오지 않은 한가함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넉넉함 앞에서 사뭇 비장해진다.^^ - [憂弱]
Posted by 익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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