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 회장의 유지를 계승해야 한다

정몽헌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의 투신 자살은 경악스럽고 슬픈 일이다. 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유지를 이어 대북사업을 총괄지휘하던 그의 죽음은 충격으로 다가온다. 한 인간으로서 가장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에 대한 심심한 애도를 표한다.


그의 죽음에 대해 정치인들은 저마다의 잇속에 맞는 해법을 내어놓고 다투는 모양이지만 결국 비극적 분단 현실과 우리간의 갈등이 만들어 낸 것은 분명하다. 그는 이제 많은 의문과 추측을 뒤로 한 채 떠났다. 이제 못다 이룬 남북 경제협력 사업의 이어나가는 것은 우리의 몫으로 남겨졌다.


여기서 다시금 현대의 대북 사업을 돌아보게 된다. 그간 숱한 화제를 모으며 하나하나 추진되었던 현대의 대북 사업은 금강산 관광도 계속 적자가 누적되고 있으며, 대북송금 특검으로 말미암아 기업의 이미지도 실추되는 등의 여러 가지 위기에 봉착했다. 경제논리로 바라보자면 단기적으로는 남는 것 없고 고생하고 욕만 먹는 장사다. 하지만 이런 현대의 희생이 남북 화해의 분위기 조성의 밑거름이 되고 국가적으로 보이지 않는 많은 이득을 얻었다.


험난한 길을 개척하는 이들에게 쏟아지는 부당한 비난의 목소리가 너무 컸다. 손해보는 장사하고 있는 것을 격려해주지는 못할망정 의심의 눈초리가 너무 따가웠다. 평화를 위한 투자에 손익계산을 일일이 따지려는 조급증을 버리고 은근과 끈기로 차근차근 한반도의 비극을 해결해나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두 가지 사안은 분명하다. 하나는 대북 경제협력은 여전히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대북 사업에서의 현대의 기여를 충분히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자가 조금 밑지는 장사라고 한다면, 후자는 분단 현실을 극복하려한 것에 대한 응분의 보상으로서 크게 보아 상도덕을 확립하는 일이 될 것이다. 상도덕을 세우기도 전에 이득부터 내려는 본말의 전도를 이제는 끝내자.


생활고를 견디다 못한 서민들의 자살에 이어 굴지의 재벌 회장의 투신 소식은 이 사회가 얼마나 불안한지를 여실히 증명한다. 배려 없는 적자생존의 논리가 횡행하며 극한 대립과 반목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혼돈 속에서 묵묵히 제 몫을 다하려는 선량한 사람들이 애꿎은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는 합리적 사회 시스템 구축과 상대방을 인정하려는 관용의 문화 확산이 시급하다.


죽음은 허무할지 모른다. 그러나 삶은 허무해서는 안 된다. 살아가는 자들은 결국 이 땅의 현실과 맞서는 수밖에 없다. 우리 앞의 모순과 혼란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힘을 모으자. 그러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상도덕을 지켜 가면서 이윤을 추구하는 싸움을 치열하게 해야 한다. 그 누군가의 희생으로 진보하는 사회는 바람직하지 않다. 다같이 조금씩 나누고 다투면서 천천히 돌아가며 진보하는 사회를 꾸려나가야 할 것이다.
Posted by 익구

댓글을 달아 주세요